지난 아티클에서 다룬 국가들 외에도 블록체인과 크립토 산업의 허브로 불리는 몇몇 도시들이 있어요. 정부의 주도하에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세 나라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번 아티클까지 읽으면 주요 세계 웹3 동향 완전 정복!
낮은 법인세를 바탕으로 한 크립토 밸리, 스위스 추크
블록체인 기술 산업의 중심지로 오래전부터 언급되어온 국가는 바로 스위스예요. ‘추크(Zug)’라는 스위스의 작은 도시는 일명 ‘크립토 밸리’로 불리고 있는데요. 2014년 이더리움 재단이 추크에 자리 잡으며 화제가 되었고, 이외에도 솔라나, 카르다노 등 주요 암호화폐 재단이 추크 주에 있어요.
추크가 암호화폐의 중심지가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낮은 과세입니다. 스위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금 인하 정책을 계속 추진해 왔어요. 2022년 글로벌 회계컨설팅 회사인 PwC의 ‘세율이 가장 낮은 국가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의 법인세율은 11~13%로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추크는 스위스 내에서도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편(8.6~14%)이에요.
사실 추크 주가 처음부터 블록체인 기술 산업 단지를 표방한 건 아니었다고 해요. 2014년 이더리움의 설립 이후, 행정 지원과 기업을 위한 정책 기조로 많은 기업이 자리 잡게 된 것인데요.
2018년 스위스 연방 금융 감독청은 암호화폐를 지불형, 자산형, 기능형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각각 다른 규제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어요. 더불어, 기업이 ICO(Initial Coin Offering, 암호화폐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를 하기 위해 프로젝트의 상세 사항을 담아 담당 기관에 보내면, 4~8주 이내에 해당 프로젝트에 적용될 정책 가이드라인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공식화했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ICO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국가가 되었어요.
2019년 7월부터는 세계 최초로 공공요금을 비트코인으로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선진적인 제도화는 기관의 요구가 아닌 한 개인의 요청으로 시행되었는데요. 그만큼 스위스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진보적으로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다른 국가에서 ICO를 금지하거나 규제를 강화하였을 때도 스위스는 규제를 강화하지 않고 각국의 엔지니어들을 수용하는 등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왔어요. 이러한 행보로 인해 추크는 인구 3만 명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도시지만 블록체인 기업만 4만 개이며 새로 추가된 일자리도 약 3천 개로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어요.
스위스 지역 블록체인 산업의 활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크립토 밸리 벤처캐피털은 스위스가 지난 2022년 암호화폐 산업 위기 및 시장 침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데이터를 발표했는데요. 스위스 크립토 밸리의 법인 수는 2021년과 거의 비슷하며, 암호 화폐 시장의 시가 총액이 크게 감소했지만, 스위스 내 상위 24개 블록체인 기업의 기업 가치는 5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요.
두바이를 Web3 생태계의 허브로 키우는 아랍에미리트
아랍에미리트(UAE)는 두바이를 세계적인 웹3 생태계의 허브로 키우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암호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텔레그래프는 두바이가 정부의 지원 덕에 웹3 프로젝트 고속 성장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어요.
아랍에미리트는 2016년에 2020년까지 두바이를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 정부로 만들겠다는 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했어요.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행정업무의 간소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어요. 이를 위해 토지 등록, 디지털 유언장, 스마트 계약에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등 많은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나아가 2022년 7월, 아랍에미리트는 세계 10대 메타버스 경제국이 되겠다는 ‘두바이 메타버스 전략’도 발표했어요. 2030년까지 4만개 이상의 가상 일자리를 지원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향후 5년 안에 4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이루겠다는 계획을 선보였지요. 헬랄 알 마리(Helal Al Marri) 두바이 세계무역센터청 국장은 “우리의 임무는 국적과 상관없이 경제적 기회를 안전하게 활성화할 수 있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두바이는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고 적용하는 도시라는 것을 강조했어요.
이처럼 아랍에미리트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민간 블록체인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모으고 육성하고 있어요. 또한, 이미 천 개 이상의 메타버스 및 블록체인 기업이 두바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요. 다수의 암호화폐 거래소와 ATM이 있어 거주자와 방문객들이 디지털 화폐를 쉽게 사고팔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어요.
중앙 집권화된 디지털 자산 생태계 구축하는 중국
중국은 그간 암호화폐에 대해 폐쇄적이고 강력한 규제를 펼쳐 왔는데요.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자산 프로젝트에는 열려있는 모습입니다. 탈중앙화된 방식이 아닌 정부 자체의 플랫폼과 디지털 자산으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요.
중국은 올해 초 ‘중국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을 출범하고 베이징에서 출범식을 가졌어요. 이 플랫폼은 NFT와 디지털 저작권 등 온라인 가상 자산을 팔 수 있는, 국가 운영 NFT 마켓플레이스이에요. 이는 정부 차원에서 NFT 시장의 과도한 투기를 방지하고 온라인 가상 자산의 거래 활성화를 돕겠다는 방침이라고 해요.
또한,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디지털 위안화를 주식 거래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활용처를 넓히고 있기도 한데요. 중국 정보통신기술원이 발표한 '2022 블록체인 백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에는 1400개 이상의 블록체인 회사가 운영 중이라고 해요. 더불어 미국과 중국 양국이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중 52%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어요. 중국 내에 다수 포진되어 있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스타트업, 채굴 사업 등과 중국 정부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중국 웹3 비즈니스 생태계가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어요.
이제 막 태동하는 웹3 생태계. 중심지는 과연 어디가 될까요? 사실 웹3와 암호화폐 산업은 국가 또는 지역으로 한정 지어 생각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사업 기반을 둔 국가의 특징이나 규제에 따라 프로젝트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답니다. 총 4편에 걸친 해외 Web3 동향 살피기 시리즈가 국가 별 주요 양상과 규제 동향에 대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