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와 메타버스를 포함해, 제너레이티브(Generative) AI, F&B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초기 창업팀 중심의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신생 벤처캐피털(이하 VC)이 있어요. 바로 2022년에 설립된 VC, 필로소피아벤처스죠!
오늘은 웹3 산업 분야에 창업가로서도 잔뼈가 굵고, VC로서도 멋진 행보를 보이는 필로소피아벤처스 박서영 파트너님을 만났어요. 웹3 창업가이자, VC인 그가 바라보는 웹3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지 함께 알아보도록 해요.
1. 파트너님과 필로소피아벤처스를 독자분들께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필로소피아벤처스 파트너, 박서영입니다.
저는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 후, 헤이비트라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라이즈에서 ‘1호 사원'이자 PM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어요. 이후, 보스턴컨설팅 그룹을 거쳐 캐스팅이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고, 유명 NFT 프로젝트인 ‘고스트 프로젝트’에서 PM으로 재직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작년 7월 필로소피아 벤처스를 시작하게 됐죠.
국내에 다양한 VC가 있는데, 저희 필로소피아벤처스는 창업가에게 정말 필요한 도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두고 있어요. 기존 VC들의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더 높은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그 예죠. 또 저를 포함해서 구성원의 나이대가 어린 편이에요.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심사하는 투자심사역이 주로 30대 초반 심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새로운 세대의 창업가들과 비슷한 눈높이로 미래를 함께 그리고 있어요.
2. 지난 11월, 국내에는 흔치 않은 ‘웹3 데모데이'를 필로소피아벤처스에서 개최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데모데이를 통해 어떤 유망한 국내 웹3 스타트업이 발굴되었는지 소개해주세요.
최근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대전에서 웹3 기업을 발굴하는 데모데이를 열게 되었어요. 다양한 팀이 데모데이에 지원했고 유망한 국내 웹3 스타트업들이 발굴된 행사였어요. NFT를 기반으로 와인 및 주류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는 블링커스, 게이머들의 다오인 프로게이머다오, 그리고 메타버스 기반 C2E(Create 2 Earn) 서비스를 운영하는 컨샐러드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 수상을 한 팀들이기도 해요. 서비스뿐 아니라 팀 구성도 인상적이었어요. 유명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개발팀의 개발 속도와 능력 모두 훌륭했어요. 특히 컨샐러드 같은 경우에는 서비스 엑싯(Exit) 경험도 있는 능력이 검증된 팀이었죠. 제가 말씀드린 팀뿐만 아니라 국내 웹3 시장에서도 이제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단단한 팀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지난 데모데이로 끝이 아니라 올해에도 블록체인 밸리(고려대학교 블록체인 학회)나 금융권의 기업들과 데모데이를 기획 중이에요. 지난 데모데이를 통해 여러 웹3 팀을 발굴한 것처럼, 앞으로의 데모데이를 통해 더 멋진 국내 웹3 팀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3. 국내에서 더 다양한 웹3 스타트업 행사들이 열린다니 멋지네요! 하지만 최근 웹3 시장의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상화폐의 ‘가격' 측면에서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해요. 하지만 가격의 요소뿐만 아니라 웹3의 본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상화폐 붐이 있었던 2017-18년도부터 지금까지 웹3 시장을 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술은 분명 크게 발전했어요. 기술의 발전이 있지만, 시장 주기(사이클)가 확실한 산업 분야이다 보니 대중의 관심이 기술의 발전에 미치지 못한 것 같아요.
어쨌든 저의 결론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웹3 시장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마이크로 소프트(이하 MS)를 예로 들자면, 1999년 MS 주식에 비해 2009년 한 주당 가격이 80퍼센트까지 하락했어요. 하지만 2021년에는, 2009년에 비해 한 주당 가격이 20배 이상 상승했죠. 가격의 측면에서 고점을 회복하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MS의 경우처럼 제품 또는 서비스의 본질이 뒷받침된다면 가격과 시장 분위기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웹3 시장 그리고 크립토 시장도 마찬가지죠. 말씀드린 것처럼 고점 회복은 유동성과 투기 문제로 인해 시점을 예측할 수 없지만, 전 세계적으로 웹3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기술 외의 펀더멘털 역시 뒷받침된다면 시장은 상황은 나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4. 본질을 강조해주셨는데, 웹3의 본질이 어떤 것인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웹3의 본질은 사람들에게 편의성과 유용함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싸고, 빠르고, 쉽고, 편하고, 재밌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웹3 역시 웹2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우리 서비스에 시간을 쓰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에요. 구글은 유용하니까 쓰고, 최근 떠오르는 ChatGPT는 유저들이 구글보다 해당 서비스가 유익할 거라고 생각해서 사용하는 것처럼요.
본질적인 면에서 시장에서는 아직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웹3 서비스가 부족해요. 카드를 통해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문페이 사례처럼, 웹3 서비스의 진입 장벽을 낮추거나 편리함과 유용함을 통해 소비자가 많은 시간을 쓰도록 하는 웹3 서비스가 등장해야 해요. 분명 특정 임계점을 넘게되면 지금의 좋지 않은 시장 상황과는 다른 국면이 될 거예요.
5. ‘본질'의 측면에서,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파트너님이 주목하시는 웹3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웹3에서는 ‘소셜미디어’ 분야에 관심이 있어요. 웹3 기반의 여러 SNS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고, 해당 서비스들의 사용자 수와 매출과 같은 지표 역시 잘 성장하고 있어요. 저는 그 중 렌즈(lens) 프로토콜과 디소(Deso)를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최근 트위터 설립자였던 잭 도시가 ‘블루스카이 소셜'이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소셜미디어에 이사회 멤버로 참여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어요. 웹5 개념(웹2 + 웹3)의 블루스카이 프로토콜이 런칭을 준비 중인 만큼, 블록체인 기반 소셜미디어가 웹3의 본질을 충족시키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6. NFT 프로젝트 중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관심 있게 보시나요?
NFT 프로젝트 중에서는 흔히 ‘서브컬처'라고 불리는 애니메이션 IP를 이용한 NFT를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NFT뿐만 아니라 여러 영역에서 애니메이션 기반 서비스가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아요. 니케라는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것처럼 말이죠. 제가 관심 있게 본 프로젝트는 ‘발할라'인데, 이 역시 애니메이션 기반의 NFT이에요. 무엇보다 프로젝트 전반의 성장 방정식이 잘 작동하는 것 같아요.
NFT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프로젝트의 비전에 공감하고, 커뮤니티를 즐기는 유저가 많아야 하는데 빌할라 같은 경우는 별도의 홍보도 없이 10,000명의 유저가 소속된 단단한 커뮤니티를 구축했어요. 또한 IT 대기업 출신의 개발자와 기획자들로 이루어진 운영팀 역시 제가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이죠.
7. 국내 NFT 또는 웹3 프로젝트 중에서는 관심 있는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필로소피아벤처스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인, ‘버그홀(버그시티)’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커뮤니티 운영 측면에서 봤을 때, 사실 NFT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 한 유저들이 커뮤니티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요. 하지만 버그시티의 경우에는 ‘커뮤니티가 재밌다'라는 이유로 대부분의 커뮤니티 구성원이 남아있어요.
NFT의 가격과 관계없이 커뮤니티를 즐기는 거죠. 위에서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드린 것처럼 ‘재미' 요소를 무엇보다 잘 챙겨서 소비자들이 커뮤니티에 시간을 쓰게 만든 것이 핵심이에요.
‘버그시티'와 같이 멋진 프로젝트가 국내에도 많지만, 아직 국내 웹3 시장은 발전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국내 웹3, 특히 NFT 생태계는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많이 형성되어 있어요. 해외의 경우는 ‘이더리움', ‘솔라나'와 같이 레이어 1 기술력에서 아무래도 국내보다는 더 앞서고 있죠. 그리고 지금과 같은 약세장이 왔을 때는 아무래도 메인넷에 대한 이슈때문에 국내 시장의 성장이 저해되는 경향이 있어요. 또한, 아직 국내 웹3 프로젝트 중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 경우가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웹3 시장은 국경이 없는 만큼, 패스트팔로워(Fast-Follower) 전략보다는 새로운 서비스를 창조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중요해요. 국내에서는 아직 이런 신선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글로벌 역량과 기술력이 조금은 부족한 상황인 것 같아요.
8. 저희 독자 중 많은 수가 실제 웹3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서비스 런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약세장에서 어떤 웹3 제품(서비스)가 VC에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팁을 알려주세요 !
사실 웹3 서비스라고 웹2의 서비스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아래와 같이 4가지 정도 팁이 있을 것 같아요.
1. ‘큰 문제'를 풀어야 해요. 시장의 수요가 많은 문제를 풀어야지 더욱 가치 있는 솔루션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VC는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에는 창대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해요. 그러니 처음부터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로 인해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팀일수록 좋을 것 같아요.
2. 제품(서비스) 차원에서, 소수의 소비자더라도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끝까지 만족시켜야 해요. 예를 들면 고객이 10명이라도, 만족도가 100%에 수렴하게 극강의 만족도를 제공해야 하는 거죠. 이를 통해 MAU, 매출 등의 지표를 견고하게 차근차근 성장시켜야 해요.
3. 팀을 구성할 때 타협이 없어야 해요. 냉정한 기준으로 평가하여 능력 있는 팀원들로 팀을 구성해야 하죠. 팀을 구성하는 데 흠이 없는 것이 중요해요.
4. 경영진이 경영과 리더십에 대해 많이 고민해야 해요. 일반적으로 웹3 팀이라고 하면, 멋져 보이는 걸 하면 잘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기술적으로 멋진 것보다, 소비자 가치를 창출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본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또 가치 창출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오픈씨도 그렇고 유니스왑도 그렇고 오랫동안, 경영진이 경영과 리더십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끝없이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어요. 팀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의사결정과 개발의 속도와 정확도를 어떻게 올릴 것인지를 오랫동안 깊이 고민해야 해요.
9. 웹3 시장에 대한 견해를 포함하여,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전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웹3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고 계시는 독자들을 위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2022년은 웹3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어 정말 힘든 한 해였어요. 한 해를 버티고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모두가 축하받을 일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2023년도 낙관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이 시장은 죽지 않았고 계속 발전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 웹3에 관한 관심을 놓지 말고 올해도 화이팅해요!
필로소피아 벤처스도 여러모로 많은 관심 가져 주시고, 웹3나 스타트업 대한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지 저희와 함께 이야기 나눠요. 감사합니다.
박서영 파트너 링크드인 : https://www.linkedin.com/in/seoyoung-park/
박서영 파트너 이메일 : young@philosophiav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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